영화 감상 | 러브레터(1995)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나카야마 미호(후지이 이츠키/와타나베 히로코)

카시와라바 타카시(후지이 이츠키)

 

 

 

줄거리

영화는 남자주인공 후지이 이츠키의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한다. 연인이었던 와타나베 히로코는 후지이의 부모님을 찾아가 후지이가 어렸을 때 오타루에 살았음을 알아내고는 지금은 없어진 주소로 편지를 보내본다.

전달될리 없는 편지로부터 답장이 오고 몇 번의 회신 끝에 히로코는 그녀가 후지이 이츠키와 동명을 가진 중학교 동창임을 알게된다. 히로코의 부탁으로 이츠키는 과거 후지이를 회상하며 그와의 추억을 들려준다.

 

 

 

감상

점심을 먹기위해 집앞 라면집을 갔다. 간판이 일본어로 쓰여있어서 평소에는 이름을 몰랐는데 들어가보니 가게 이름이 겐키라멘 이었다. 그리고 아래에 이름을 지은 이유가 쓰여져있었는데 겐키는 일본어 오겡키데스까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리고 오겡끼데스까 라는 명대사를 가진 영화 러브레터 이야기도 짧막하게 쓰여있었다.

로멘스영화 첫 장면에서부터 남자주인공이 죽은 후에 시작이라니 신선한 충격이었다. 영화는 죽은 남자를 회상하며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순수하고 아련한 첫사랑의 감정을 감정을 말해주고 있다. 아련한 감성과 어우러지는 오타루의 겨울 풍경과 분위기는 영화 내내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가장 추운 계절인 겨울의 풍경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따뜻한 느낌을 준다.

영화의 제목은 러브레터이고 영화가 하고자하는 이야기 또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등장하는 모두의 감정은 각자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있다. 후지이와 히로코는 연인이었지만 영화 시작 3년전 후지이의 죽음으로 이별하고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고 있고, 이후 히로코와 아키바는 연인이 되는것 처럼 보이지만 아직 히로코의 마음이 후지이를 잊지 못하고 영화가 전개된다. 과거 후지이와 이츠키도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둘 다 자신의 감정을 잘 알지 못했고 표현하는데 서툴렀기 때문에 이어지지 못한다.

결국 누구의 사랑도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눈보라 치는 영화의 배경처럼 옅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였다.

 

 

 

GOOD

• 눈을 좋아하는데 영화 내내 눈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 홋카이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그에 맞는 OST가 정말 좋다.
• 95년에 제작된 영화이기 때문에 화면 화질이 선명하지 않다. 하지만 이점이 영화의 감성을 더욱 부각시켜주었다.

 

 

 

BAD

• 딱히 없다. 그 누구의 사랑도 이루어지지 않을거라는건 영화가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암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아쉽지 않았다.

 

 

 

기억에 남는 장면

• 둘의 시험지가 바뀌었던 날 후지이는 시험지를 돌려받기 위해 자전거 거치대에서 이츠키를 기다린다. 해가지고 어두워져서야 도착한 이츠키는 시험지가 바뀌었다는 말을 듣고 확인해보자고 하고 둘은 서로의 시험지를 확인한다. 이 때 후지이는 이츠키가 시험지를 볼 수 있도록 자전거 패달을 손으로 돌려서 자전거 라이트를 비춰준다. 이츠키가 쓸데없이 답안을 맞춰가며 시간을 끄는동안 힘겹게 자전거 패달을 손으로 돌리는 후지이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고, 휴대폰 라이트가 있는 지금은 생각하기 힘든 아날로그 감성이 생각지도 못한 장면에 튀어나와서 너무 좋았다.
• 영화가 시작하면서 히로코가 설원을 내려가는 장면이 롱테이크로 진행된다. 영화의 전반적인 느낌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고 OST “His Smile”이 같이 삽입되어 굉장히 아름답게 그려졌다.
• 애초에 전화나 문자가 아닌 우편을 통해서 느리게 대화를 나누는 영화 전반을 봐도 그렇고, 소소하게 디지털화가 진행되지 않은 아날로그 느낌의 장면들이 많아서 좋았다. 편지를 타자기를 두드려서 출력하는 장면이나 도서 전산시스템이 없어서 책에 일일히 도서카드를 꽂아놓는 장면, 모교 사진을 보내달라는 히로코의 요청에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들고가서 사진을 출력해주는 이츠키의 모습, 당시에는 최신이었을 slr카메라로 멀리있는 후지이를 확대해보는 이츠키.